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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싱 솔루션자율주행 신뢰성과 완성도를 결정짓는 보이지 않는 격차

 


Intro

자율주행 기술이 연구실과 테스트 트랙을 벗어나 실제 도로 위로 당당히 진입했다. 규제와 안전성 논란으로 잠시 주춤했던 시장이 주요 OEM 업체들이 선보인 조건부 자율주행 시스템과 제도 정비 등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제는 도심 로보택시부터 핸즈 오프 주행까지,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경험’의 무대로 나아가고 있다.

완성차, 부품사, 플랫폼 기업들은 ‘누가 먼저 상용화 페달을 밟을 것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소비자와 물류, 공유 모빌리티 업계는 기대치를 높이고 있으며, 규제 당국과 도시 인프라 구축 사업자까지 ‘어떻게 안전하게 도입할 것인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도기적 국면에서 시장 전환을 위한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은 바로 차량의 눈이 되는 ‘센싱 솔루션’이다. 본 기고문은 글로벌 자율주행차 상용화 흐름에 따른 센싱 솔루션 기술의 고도화 전략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실현을 이끌어 갈 전략적 기술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조망한다.


다시 불붙은 자율주행 레이스, 과도기를 넘어서다 

과거 자율주행은 ‘연구와 시험’의 대명사였다. 최근 글로벌 주요 OEM 브랜드와 모빌리티 기술 기업들은 본격적인 상업 운영과 소비자 경험 확대에 나서며, 시장의 판도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동시에 현실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의 DRIVE PILOT, 스텔란티스(Stellantis)의 STLA AutoDrive 등 레벨 3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포드(Ford)는 BlueCruise 서비스를 북미·유럽 17개국으로 확대해, 42만 대 이상의 차량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 달리는 ‘핸즈프리 모빌리티’를 증명했다.

이어 테슬라(Tesla)는 텍사스주 오스틴 남부의 지정 구역(Geofence)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하고, 웨이모(Waymo)는 미국 전역 10여 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기술 실증을 넘어 도시 기반 상용화의 문턱을 넘고 있다. 아마존(Amazon)의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Zoox) 역시,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 연간 1만 대 규모의 로보택시 생산 시설 가동을 발표하며,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 상용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처럼 자율주행 상용화라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업계 전반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과도기를 정면 돌파하며, 다시 한번 자율주행 레이스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확한 감지가 만드는 자율주행의 전제 조건

자율주행의 핵심은 ‘정확한 감지’다. 사람의 눈과 귀가 주변을 인식하듯,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환경에서 정밀하고 안정적인 감지 및 판단을 수행해야 한다. 센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율주행 기술 구현의 전제가 되는 필수 컴포넌트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주요 모빌리티 행사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 센서 융합을 주제로 한 전문가 포럼은 물론, CES와 상하이 모터쇼 등에서도 센서를 활용한 첨단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이 다수 공개된 바 있다.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5’에서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함께 고성능 센서 기술이 주요 화두로 다뤄지기도 한다.


 

자율주행 차량 시스템의 데이터 흐름


자율주행 레벨이 고도화될수록 배치되는 센서의 수량과 종류, 성능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해석하고 제어에 연동시키느냐가 기술 완성도의 핵심이다. ‘인지 - 판단 – 제어’로 이어지는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센싱 솔루션은 차량의 물리적 움직임과 역학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출발점이다. 수많은 테스트와 주행 경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량이 실시간으로 판단하고 반응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 및 프로그래밍 역시 필수적이다. 결국, 각 기술 요소가 유기적으로 정밀하게 작동해야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차량의 진동, 화물 적재, 탑승객 변화, 예기치 못한 충돌 등 차량의 노후화나 주행 환경에 따라 최초 설정된 센서의 상태도 변화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센서 인식 정확도와 차량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속도, 온도, 시간, 고도, 날씨 등과 같은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클라우드 기반 분석과 오차를 계산하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과정이 필요하다. 도로 위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센서 오차를 보정해 성능을 최적화, 유지하는 것이다.


규제와 기술, 공존의 해법을 모색하다

복잡해진 안전 규제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새로운 기준과 과제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2029년부터 모든 신규 차량에 AEB(자동 긴급 제동 장치) 장착 의무화를 발표하면서 안전 규제에 대응한 센서 중심의 차량 설계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야간·고속 주행·악천후 조건에서도 장애물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거리에 관계없이 도로의 사각지대를 능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차량 외부에 탑재하는 부품과 함께 차량 탑승자를 모니터링하는 인캐빈(In-Cabin) 카메라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DMS(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의무화를 법제화할 예정으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화상회의, 엔터테인먼트, 유아 모니터링 등 차량 내부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고부가 제품들이 등장하며 차량 센싱 솔루션 제품 라인업이 강화되는 추세다. 복잡해진 안전 규제를 충족하는 동시에 한 대의 카메라로 복합 기능을 수행하며 공간 효율과 디자인 자유도를 높이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규제는 기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공존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전략 - ① ‘센서 퓨전 vs 비전 온리’, 기술 방향의 분기점

 

센서 별 기능 차이


센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각 기술의 역할과 강점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업계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인 카메라, Radar, LiDAR는 서로 다른 물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해 주행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게 한다.카메라 모듈은 고해상도 영상 처리로 객체 분류와 텍스트 판독 등 세밀한 사물 인식을, 전파 기반의 Radar는 악천후, 가시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도 거리, 방향, 속도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레이저 펄스를 활용하는 LiDAR는 3차원으로 공간 정보와 형태를 파악해 복잡한 도심 지역에서 탁월한 공간 인식 능력을 발휘한다. 글로벌 OEM들은 고유의 시장 대응 전략을 구사하며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센서 활용 전략의 선택지는 여러 종류의 센서를 혼합해 사용하는 센서 퓨전(Sensor Fusion) 방식과 단일 센서 방식 크게 두 갈래다. 업계는 단일 센서들의 장단점을 활용해 주행 환경·서비스 모델·OEM별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센서 아키텍처’를 모듈형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표준을 요구하고 있다.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전략 - ② ‘SDV 전환기’, 센서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

 

차량 전장 아키텍처(E/E Architecture)의 진화


자율주행차 고도화와 센서 수 증가로 기존의 전통적인 ECU(전자제어장치) 기반 분산 처리 구조는 통신 지연, 배선 복잡성, 전력 소모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OEM들은 고성능 도메인 컨트롤러 기반의 중앙 집중형 아키텍처로 전환하며 SDV를 향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각 기능별 컨트롤러를 통합하는 도메인 구조를 넘어, 차량의 물리적 구역(Zone) 단위로 데이터를 집약하는 ‘존 컨트롤러(ZCU)’ 방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센싱 데이터의 지역 단위 선처리와 배선 최소화를 통해 SDV에 최적화된 아키텍처로 주목받고 있다. 센서 퓨전 및 실시간 데이터 처리의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능 안전성 및 고성능 연산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적 전환은 센싱 솔루션의 경쟁 기준도 바꾸고 있다. 개별 센서의 정밀도는 물론, 제어장치 아키텍처 내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통합되고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연동될 수 있는지가 차별화 기술 요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센싱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융합, 처리되기 때문에 전송 지연 최소화와 통신 표준 대응력 등 시스템 관점의 최적화 역량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제 센싱 솔루션은 통합성과 운용 최적화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SDV 전환 흐름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전략 - ③ ‘소형화·고집적화’가 이끄는 설계 혁신

또한 차량 디자인과 공기 저항 최소화를 위해 센서 장착 위치를 제한함에 따라 센서 하드웨어에도 설계 최적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센서는 범퍼 내부, 룸미러 후면, 헤드램프 주변 등 시야 방해가 적은 위치에 설치된다. 따라서 부피를 줄이면서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소형화·고집적 설계의 중요성이 커졌다.

방열 및 내구성, 공간 효율, 배치 유연성 등 물리적 제약 조건 전반을 고려한 설계 역량이 필수다. 더불어, 고집적화에 따른 발열, 간섭(Interference), 전력 소모를 제어하기 위한 시스템-레벨 최적화까지 경쟁력의 범위로 확장되고 있다.


고도화된 시장 니즈에 앞서가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한다

기술 및 인프라 경쟁은 더 이상 ‘가능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가능성을 증명했다면, 이제는 고도화와 양산 체계 확보가 기술 경쟁력을 좌우한다.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센싱 솔루션 또한 대량 생산(Mass Production)에 적합한 설계와 제조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안정적 품질을 유지하는 범용 제품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고도화된 기술 완성도와 다양한 센서 전략에 폭넓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통합력이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 최적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더욱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Radar, LiDAR 등 주요 센서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접목시키는지가 완성차 품질과 SDV 양산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고객이 꿈꾸는 미래 모빌리티 실현을 가능케 하는 파트너는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해 비전을 함께 구현해 나가는 동반자로서 진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주요 부품사들은 차량 개발 초기 단계부터 OEM과 협력해 운영 유연성과 양산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수립 중이다. 자율주행 시대에서 양산 최적화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스템 연동성, 안전 규제 대응 역량까지 모두 갖춘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고, 다시 불붙은 자율주행 레이스에서 산업 전환기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과 차량 전장 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정교하고 통합된 센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ADAS/In-Cabin 카메라 모듈, Radar, LiDAR를 모두 아우르는 풀라인업 센싱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자율주행 센서 전략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센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합으로 각기 다른 센서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초정밀 센서 퓨전 역량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준다.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양산 체계, 설계 노하우를 갖춘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의 흐름을 주도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고객과 함께 비전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 필진 소개

이종범 파트너 딜로이트 코리아

이종범 파트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경영자문부문 M&A 그룹 파트너로, 완성차와 부품사를 포함한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 및 투자 관련 매수·매도 자문 업무와 재무 실사 등 거래 실행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M&A 그룹 내 자동차부품사 전문팀과 딜로이트 아시아퍼시픽(Asia Pacific)의 자동차부품 산업 부문(Automotive supplier sector)팀 소속으로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원하고 있습니다.

※ 본 기고문은 해당 필진의 소견이며 LG이노텍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